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팩트인뉴스=장동호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향후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 ‘단계적 협상’이 아닌 일괄적으로 협상안을 모두 타결하는 ‘빅딜’로 이어갈 것이라 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정책 회의 좌담회에 참석해 “원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외교는 살아있다.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고 있고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방식에 대해서는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것이 합의될 때가지 아무것도 합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굿딜이 아니면 노딜’이라는 입장과 일치하기도 한다.


이번 비건 특별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하노이 협상이 결렬되며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시설을 복구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과의 대화는 지속하겠지만 단계적 협상이 아닌 일괄 타결식 협상 방침 고수’라는 포스트 하노이 원칙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비건 특별대표는 또한 “우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기조를 다시금 확인했다. 미국이 대북 강경방침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그들의 입장을 재고한 뒤 다시 ‘빅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 하는 건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북한과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에 동의한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 비건 특별대표와 볼턴 보좌관의 발언으로 양국의 입장 차이는 명확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미국 실무진 사이에서 강경론이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지난 5일 보도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FFVD가 아닌 한 미국이 먼저 나서 제재를 완화해 줄 이유가 없을뿐더러 당장 급한 것은 북한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징후 포착과 관련해 사흘 연속으로 실망감을 표현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12일 하노이 회담 이후 이어졌던 침묵을 깨고 일제히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팩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