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5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공시를 통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실적 부진을 경고했다. 투자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이 같은 공시를 발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반도체 불황’이 깊어지는 가운데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국의 공략으로 인해서 디스플레이 사업도 적지 않은 적자폭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관련 업계에서는 이달 발표된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약 7조 2천억원에서 7조 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공시에 따라서 6조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갤럭시S10 시리즈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실적 둔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도그럴것이 삼성전자의 기둥인 반도체가 업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공시에서 디스플레이 부문을 언급하며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디스플레이 부문의 상황 역시도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 하락을 입으면 삼성전자도 역시도 그대로 타격을 입게 된다.

삼성전자가 꼽은 실적 부진의 이유는 ▲LCD패널에서 중국의 증설과 공세 강화 ▲대형 고객사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부진 ▲중국산 LTPS(저온폴리실리콘) LCD와의 가격 경쟁 등이다. 삼성이 언급한 OLED 대형 고객사는 애플 등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와 패널 업계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2016년 1분기 2700억원 적자 이후 11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내놓은 증권사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올 1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적자는 4580억원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시가 나오면 적자 폭이 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디바이스용 소형 패널에서는 OLED, TV용 대형 패널에서는 LCD 중심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LTPS LCD에 대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OLED 수요를 빼앗겼다. 성능은 OLED가 탁월하지만, 가격면에서는 LCD가 우세해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용 LTPS LCD 출하량은 전년보다 12% 증가하는 6억 8900만대까지 증가했다. 스마트폰용 LTPS LCD 분야에서 1위를 달렸던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전년에 비해서 8%포인트 하락한 18%에 그치면서 2위로 밀려났고, 그 자리를 중국 톈마가 점유율 22%로 차지했다.

톈마가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인 샤오미와 화웨이가 중국산 LCD패널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리지드 OLED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7~8월 80% 수준에서 지난해 4분기 50% 안팎으로 떨어졌다.

또한 중국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OLED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중소형 OLED의 경우 향후 3년간 완공 예정인 중국 공장은 BOE, 차이나스타, 톈마, 트룰리, 에버디스플레이, 비저녹스 등 10곳에 달한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성장동력을 찾고자 차세대 65인치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 생산을 준비에 들어갔다. 오는 4월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으로 투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팩트인뉴스 / 정다운 기자 factinnews@factinnews.co.kr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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