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년 내에 모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외국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퇴출키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의 자국산 컴퓨터 사용 지시가 올해 초 중국 최고 권력기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로부터 내려왔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ZTE 등 중국산 제품 사용을 금지하자 중국 역시 중국 바이어들의 구매처를 자국 업체로 바꾸도록 하는 방법으로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금융사 중국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중국 내 2천만에서 3천만대의 컴퓨터 장비가 교체될 예정이라도 관측했다. 교체는 각각 2020년에 전체 30%, 2021년에 50%, 2022년에 나머지 20%씩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며 업계에서는 해당 지침을 ‘3-5-2 정책’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해당 명령은 기밀이었지만 현지 보안업체 2곳의 직원들이 정부 고객으로부터 문제의 정책에 대해 들었다고 제보하는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FT는 취재과정을 밝혔다.

미국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리올로 연구원은 “3-5-2 정책은 2017년 통과된 중국의 사이버 보안법에서 명시했던 정부기관과 핵심 인프라 기술 자립을 추진하는 일환”이라며 “최근 미국의 제재로 중국에서 기술 자립 필요성이 더욱 긴급한 사안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정책의 목표는 분명하다. 미국 정부 제재로 인해 ZTE와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직면한 위협을 없애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휴렛팩커드(HP), 델 등 미국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휴렛팩커드(HP), 델 등 미국 기술기업들은 중국에서 연간 1500억 달러(약 178조원)의 매출을 창출하지만 그 대부분은 민간 구매자들한테서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이미 자국의 레노버 제품을 사용하는 만큼 이번 정책으로 인한 미국 업체들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국에서 제품 대부분을 조립·생산하는 레노버도 컴퓨터 프로세서 칩은 미국 인텔, 하드 드라이버는 삼성이 만든 것을 사용한다고 FT는 지적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하드웨어까지 중국 토종 제품으로 교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도 ‘기린(Kylin)’ 등 자체 OS가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와 비교하면 여전히 기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의 교체 명령에도 민간 기업들은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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