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 암 발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이 14일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들은 뒤 전북도와 익산시의 관리감독 소홀을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과 인근 비료공장의 연관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가운데, 발암 원인이 된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연초박은 KT&G에서 문제의 비료공장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를 열고 “인근 비료공장과 주민 암 발생 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2001년 비료공장 지어진 뒤 장점마을에선 2017년 말까지 주민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렸고 14명이 숨졌다.

앞서 주민들은 2017년 4월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했다.

연초박은 담뱃잎 찌꺼기로, 담배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연초박은 가열하면 유독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가열하지 않은 퇴비 생산에만 쓰여야 하는데, 금강농산은 연초박을 고열로 건조시켜 비료를 생산했다.

금강농산은 2017년 4월부터 가동이 중단됐지만, 가동 당시 배출을 확인하기 위한 모의실험에서는 연초박 건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됐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1급 발암 물질인 NNN(Nicotine-nitrosamine nitrosonornicotine), NNK(N-nitrosamine ketone), 벤조피렌 등을 포함하고 있다.

KT&G는 2013년부터 5년간 금강농산을 비롯해 전국 9개 비료업체에 연초박을 위탁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KT&G 측은 “관련 법령 준수해 연초박을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 처리 시설인 비료공장을 통해 적법하게 매각했다”며 “연초박은 폐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따라 재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강농산을 제외한 다른 업체에서도 연초박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향신문과의 취재에서 임형택 익산시 의원은 “환경부 역학조사를 통해서 연초박이 암을 유발시키는 직결요인으로 판명된 만큼 전국 연초박 반입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환경오염 실태를 즉각 파악해야 한다”면서 “연초박은 건조과정뿐만 아니라 퇴비로 쓸 때도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온 만큼 이후 반출 자체를 금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팩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