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적십자사가 발송한 적십자회비 지로용지의 모습

 

대한적십자사는 1년에 한번 보내는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3년 내 폐지하기로 했다. 자발적 성금인데도 세금고지서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었고, 근래 들어 회신율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16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2년 6개월 내지 3년 이내에 지로용지 제도를 없앴으면 좋겠다”며 “내부에 지로용지 관련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매년 12월 소득에 상관없이 만 25세 이상 75세 미만 모든 가구주에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보낸다.

하지만 지로용지 발송이 개인 동의 없이 이뤄지는 데다 공과금 고지서와 형태가 비슷해 세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실제로 기초생활수급자나 고령층에서 세금으로 잘못 알고 적십자 회비를 내는 경우가 많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십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회비납부율 상위 10개 시군구는 모두 고령인구가 많은 지방 군 단위 지역이었으며, 납부율은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남 합천군과 남해군은 납부율이 최고 110%에 달해 중복 및 과다납부도 확인됐다. 반면 고령인구 비율이 낮은 수도권 및 광역시는 납부율이 대부분 10% 미만이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십자는 지로용지를 갈수록 더 많이 보내고 있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704만1626건이었던 지로용지 발송건수는 지난해 2070만5784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6개월 만에 2137만638건이 발송됐다.

이에 따라 고지서를 제작하고 발송하는 데 드는 비용도 2014년 28억5409만원에서 올해 6월 기준 36억3706만원으로 27.4% 증가했다. 이 기간 지로용지를 보내는 비용만 184억5395만원이 들었다.

반면 지로용지를 통해 회비를 내는 비율은 줄고 있다. 고지서 발송건수와 회신건수를 비교해 보면 2014년 1704만건 중 442만건이 회신돼 26%의 회신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2137만건 중 14.7%인 314만건이 회신되는 데 그쳤다.

올해 고지금액 3476억7325만원 가운데 398억2060만원이 모금돼 모금률은 11.5%에 그쳤다. 이는 2014년(22.4%)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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