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시설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파장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이 사우디에서 수입한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30%를 차지한다. 올해 7월까지 전체 수입량의 28.3%를 차지했다.

드론 공격을 받은 쿠라이스 유전은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1%를 차지하는 대형 유전이며, 아브카이크 시설은 아람코 보유 시설 중 가장 큰 시설로 사우디 원유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아람코는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원유 생산량의 50% 이상인 하루 570만배럴의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원유 수요의 5%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국내 기름값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정유사는 한 달 치 이상의 원유비축분과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 원유가 모자라거나 가격이 폭등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산 차질로 인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된다.

일각에서는 수집 차질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정유사가 이미 수입처 다변화를 해 놓은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국내 정유사들은 사우디를 비롯해 미국이나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카자흐스탄 등 중동 국가로 원유 공급처를 대체할 수 있다.

사우디 정부도 비축유를 방출해 계약 물량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유업계는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 정부가 테러 주범으로 이란을 지목한 가운데, 자칫 미국과 이란이 충돌 양상으로 상황이 이어지면 원유 수급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수일 안에 원유생산이 재개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당분간 공급부족에 따른 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제마진에 끼치는 영향 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아람코로부터 공급받는 원유는 계획대로 들어올 것”이라며 “당장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원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므로 휘발유‧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도 영향이 있을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 화학사 관계자는 "사우디 석유시설의 생산 차질 정도와 복구 수준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아 영향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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